"이런 우주 대서사시라면, 차라리 낮잠이나 자는 게 낫지 않을까?"
넷플릭스의 삼체는 원작의 엄청난 기대감을 산산조각내고, 그 조각을 아주 천천히, 믿을 수 없을 정도로 느리게 흩뿌리는 작품이다. 우주적 스케일? 철학적 사유? 그런 것들은 중요한 게 아니다. 정작 중요한 건, 이게 시청자들에게 얼마나 많은 인내심을 요구하느냐라는 것.
줄거리? 장엄한 건 맞는데...
중국 문화혁명 시기, 천체물리학자 예원제가 외계 문명과 교신을 시도하고, 그 신호를 받은 외계 문명 삼체인들이 인류를 멸망시키려 한다는 이야기. 듣기만 해도 어마어마하지? 근데 넷플릭스는 이 대단한 이야기를 도대체 어떻게 이렇게 지루하게 만들 수 있었을까? 마치 액션 영화에 슬로모션 기능만 넣은 듯한 느낌이다. 위기는 다가오고 있지만, 그 위기가 언제 도착할지는 아무도 모른다. 답답해.
캐릭터들은 인간인가, 로봇인가
삼체의 주인공들인 왕먀오와 쉬치앙은 분명히 인류의 운명이 걸린 수수께끼를 풀고 있다. 그런데, 얘네들 행동은 어째서 이렇게 로봇보다 감정이 없어 보이는지 모르겠다. 감정선이 완전히 사라진 인물들이, 우주적 위기 속에서도 도서관에서 책 읽는 것처럼 행동한다. 시청자는 그저 하품만 연발할 뿐이다.
비주얼, 돈은 썼겠지… 근데 어디에?
돈이 많이 들어간 건 알겠어. 근데 그 돈이 어디에 쓰였는지는 아무도 모를 것 같다. CG? 그럴싸한 장면 하나 건질 거라고 기대했으면 잘못 생각한 거야. 화려한 비주얼을 기대했지만, 이 작품은 그저 지루한 우주 다큐멘터리처럼 보일 뿐이야. 우주 배경이 이토록 생기 없을 줄이야.
이건 SF인가 명상용 콘텐츠인가
그리고 이 작품의 최대 문제는 속도다. 인류의 위기를 다룬다고 해놓고, 마치 넷플릭스는 명상용 콘텐츠라도 만들고 있는 줄 알았다. 진지한 과학적 개념과 철학적 논쟁을 깊이 다루는 것도 좋은데, 너무 깊이 파다 보니 시청자들은 그저 깊은 잠에 빠지게 된다. 인류가 멸망하건 말건, 일단 잠부터 자고 봐야 할 것 같다.
결론: 이 작품, 패스할래?
결국 삼체는 원작의 철학적 깊이를 유지하려고 했지만, 그게 문제다. 철학에 빠지느라 재미를 잃어버린 이 작품은, 인내심 없는 시청자들에겐 단지 시간 낭비가 될 가능성이 크다. 굳이 이걸 끝까지 보려는 사람이 있다면, 그건 정말 대단한 인내심의 소유자일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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