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된장

아이리쉬맨: 느리게 다가오는 갱스터의 쓸쓸한 마지막

by 똥맛된장 2024. 10. 8.

아이리쉬맨은 넷플릭스에서 공개된 마틴 스콜세지 감독의 대작이지. 거장 감독에 로버트 드 니로, 알 파치노, 조 페시 같은 이름만 들어도 전설적인 배우들이 모였으니, 이건 기대치가 엄청날 수밖에 없었어. 하지만 결과물은... 음, 솔직히 좀 지루하다고 생각할 사람이 많을 거야.

<출처>https://www.thesun.ie/wp-content/uploads/sites/3/2019/09/NINTCHDBPICT000382927029.jpg?strip=all&quality=100&w=1197&h=630&crop=1

 

대략적인 줄거리

줄거리를 간단히 말하자면, 이 영화는 '프랭크 시런(로버트 드 니로 분)' 이라는 청부살인이자 운전사가, 20세기 중반 미국의 갱스터 세계를 배경으로 '지미 호파(알 파치노 분)'와 그의 정치적 활동, 그리고 조직과의 얽히고설킨 관계를 회상하는 구조야. 프랭크는 처음엔 단순한 청부업자였지만, 점점 마피아와 깊이 얽히며 중요한 인물들과 관계를 맺게 돼. 결국엔 그의 선택과 배신, 그리고 그로 인해 맞이하게 되는 고독한 노년을 그려내지.

영화의 큰 흐름은 역대 갱스터 영화들과 비슷하게 ‘권력의 정점에 오르고, 그 대가를 치르는 과정’을 다루고 있어. 하지만 이 영화가 독특한 점은, 모든 걸 "느리고 무겁게, 그리고 아주 세세하게" 다룬다는 거지. 말하자면, 보통 갱스터 영화가 화려한 총격전과 긴장감 넘치는 암투를 중심으로 전개된다면, 아이리쉬맨은 주인공의 심리를 섬세하게 파고들어가면서 ‘시간’이라는 잔인한 적이 어떻게 사람을 무너뜨리는지를 보여주는 데 초점을 맞춰.

<출처>https://variety.com/wp-content/uploads/2019/08/irishman_unit_firstlook_2-cropped-e1564992893100.jpg?w=1000

 

긴 러닝타임과 지루함의 경계

이 영화는 3시간 30분이 넘어가는 초대형 러닝타임을 자랑하는데, 스콜세지가 굳이 이 이야기를 길게 풀어야 했을까 싶은 의문이 들어. 나름대로 매 장면이 의미가 있는 듯하지만, 사실 전개 속도가 워낙 느려서 도중에 ‘언제 끝나지?’라고 생각할 수도 있어. 더군다나 인물들 나이 조정(CG)을 위해 어색한 얼굴 합성 기술을 썼는데, 그게 또 눈에 거슬리는 게 함정이지. 젊어 보이려고 애썼지만, 움직임은 여전히 나이 든 사람인 게 티가 나서 어색하기만 해.

 

<출처>

https://media.wired.com/photos/5de80829400f470009e77532/master/w_1600%2Cc_limit/Culture_deniroinline_wsp0090.crop.sidexside.jpg

 

아이리쉬맨의 매력과 한계

그래도 이 영화의 진정한 매력은, 그 감정선이야. 초반에는 갱단에서 살아남기 위해, 중반에는 권력의 중심에서 더 큰 영향력을 행사하기 위해, 그리고 후반부에는 자신의 선택으로 인해 모두를 잃어버린 외로움을 감당해야 하는 한 남자의 심리를 아주 깊이 파고들어. 말하자면, 영화가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는 단순한 ‘갱스터의 삶’이 아니라, 시간이 흐르며 모든 것이 사라져가는 것에 대한 공허함이지.

하지만, 아쉬운 건 이런 철학적 메시지와 배우들의 연기가 너무 좋은데도 불구하고, 지루함이라는 치명적인 단점을 피하지 못했다는 거야. 러닝타임을 조금 더 압축했으면 더 몰입감 있는 작품이 되지 않았을까? 아니면, 정말 할아버지들 회고담에 가까운 지금의 형태를 그대로 유지할 거였으면 차라리 다큐멘터리 느낌을 더 살렸어도 좋았을 것 같아.

<출처>https://www.filmmakersacademy.com/wp-content/uploads/2020/01/The-Irishman-Scorsese-Hurlbut-academy-Prieto-Cinematography-3.jpg

 

아이리쉬맨을 보는 방법

아이리쉬맨을 제대로 즐기려면, 서두르지 않고 천천히, 마치 오래된 클래식을 감상하듯이 접근해야 해. 이 영화는 극적인 재미보다도, 사라져 가는 삶의 쓸쓸함을 그린 작품이거든. 그래서 단순한 갱스터 영화라고 생각하고 액션과 긴장감을 기대했다면 실망할 확률이 높아.

이걸 보면서 느낀 건, 모든 것은 사라지고, 결국엔 혼자 남게 된다는 것. 그리고 그 때 남는 건 후회와 쓸쓸함뿐이란 사실이야. 그러니 커피 한 잔과 함께, 마치 오래된 회고록을 읽는 기분으로 이 영화를 감상해보길 추천할게. 아, 중간중간 졸리면 잠깐씩 멈추고 쉬어가는 것도 괜찮아. 3시간 30분이라니까…

 

<출처>https://media3.giphy.com/media/IfrMXkf9kiO9YW2Yop/giphy.gif?cid=6c09b95234fzrs59yiyxm4z4y4or6thk9gx1u5381jzqjpxi&ep=v1_gifs_search&rid=giphy.gif&ct=g